티스토리 뷰
인어공주는 2004년에 나온 한국영화다. 영어제목은 My mother the mermaid라는 좀 더 내용이 들어가 있는 제목이다. 전도연이 1인 2역을 한 이 영화는 엄마의 젊은 날을 마주할 수 있는 독특한 영화다. 이 영화의 매력은 당연 엄마라는 주제를 놓고 애틋함과 설렘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1. 한국영화에서 상징하는 인어공주의 의미
영화제목은 한국에서는 인어공주다. 나는 이 부분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외국에서 Mermaid의 의미는 바다의 공주로, 신비롭고 아름답고 희귀한 존재다. 그러나 한국에서 인어공주라는 의미는 조금만 더 깊게 생각해 보면 바다에서 살아가는 우리네 삶의 한 부분을 이야기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질하고 바다에서 난 것을 잡고 팔며 생계를 이어가는 꿋꿋 우리의 해녀. 바로 바다에서 업을 삼아 살아가는 해녀, 해남이다. 바닷가에서 오래 그 업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항상 굳세게 묘사된다. 실제로도 그런 사람들이기도 하고 아주 고된 노동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임을 잘 알 것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사랑이 있고 설레는 시절이 있었고 젊음이 있었으리라. 이 영화는 바로 그러한 삶을 살았던 주인공의 어머니의 첫사랑 이야기를 따라가고 있다. 그래서 전도연이 1인 2역을 한 영화 인어공주는 현재를 살아가는 자신을 연기하고, 과거의 해녀의 삶을 살았던 어머니를 연기한다. 지금의 나와는 전혀 다른 젊은 시절의 엄마의 모습. 이것을 전도연은 모두 표현해내고 있다. 한국영화에서 상징하는 인어공주의 삶은 한마디로 굉장히 고되다. 항상 바닷가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얼굴을 까맣고 배운 게 많지 않아서 배움은 짧았지만 항상 순수했다. 어린 시절 엄마의 모습은 말 그대로 순수하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어린 나이에 배움보다는 돈을 벌어야 했던 환경에 잘 순응하면서 살았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이 가진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담겨있다. 영화는 그런 엄마의 젊은 시절 순수했던 때를 마주하게 한다. 무슨 이유에선지 몰라서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 보니 과거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엄마와 똑같은 이름의 그녀를 만난다. 바로 그 인어공주를.
2. 배우 전도연이 연기하는 1인 2역
배우 전도연의 말투도 그렇지만 연기도 굉장히 독특한 점이 있다. 게다가 이 영화에는 전도연이 2명이나 등장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전도연이 1인 2역을 맡았다. 지금의 나영과 아빠를 찾아서 간 엄마와 아빠의 고향인 섬에서 만난 스무살의 해녀 연순이다. 둘 다 전도연이 연기했지만 전혀 다른 인물처럼 보인다. 물론 얼굴은 한 사람이지만 피부와 생김새, 말투, 패션까지 전혀 다른 사람이다. 나영은 사실 집 나간 아빠를 찾기 위해 섬에 들어왔다. 지금 때밀이로 일하고 있는 엄마와 착하기만 한 아빠가 사실 마음에 안 든다. 마음에 안 든다기보다는 나영도 나이를 먹다 보니 자연스레 멀어진 것 같다. 그래도 아빠는 찾아야겠기에 뭔가 단서가 될만한 건 없을까 하며 섬으로 내려왔다. 나영이 살고 있는 현재와는 전혀 달라 보이는 시골 바닷가 마을.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갑자기 엄마의 젊은 시절과 너무 닮아 보이는 그녀를 만났다. 꿈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 그런데 엄마의 젊은 날 모습이 어쩜 이렇게 순수할까. 좋아하는 동네 우체부 앞에서 수줍음을 타며 어쩔 줄 몰라하는 연순을 바라보고 있자니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겨난다. 사실 지금의 엄마인 연순은 어릴 때도 당차고 씩씩한 모습은 그대로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서 세월을 살아내면서 억척함밖에 안 보이는 줄 알았는데, 어린 시절 엄마를 마주하니 한없이 사랑스러운 소녀다. 나영은 그런 연순을 도와주기로 마음먹는다. 우체부인 진국과 이어주고자 도움을 주기로 마음을 먹는다. 사실 진국도 알고 보면 연순에게 마음이 있는 것 같다. 착한 마음씨가 너무 이쁘지만 답답해 보이긴 하다. 진국은 글을 모르는 연순에게 글을 알려주기로 한다. 굳이 없는 시간을 내서 연순을 보러 온다. 그런 진국에 마음도 아마 연순에게 다가가고 있으리라.
3.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사랑 이야기
영화 인어공주는 시대를 넘나드는 사랑 이야기이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사랑이라는 주제는 굉장히 광범위하면서도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어머니와 자식의 사랑, 두 남녀의 사랑,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 등을 모두 담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바로 어머니를 생각하는 나영의 사랑이 아닐까한다. 또한, 이 영화에는 과거와 현재를 뛰어넘는 시간 여행이라는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과거로 가서 어린 시절 연순을 만나는 장면은 사실 나영이 태어나기도 전 시간이다. 서사적 복잡성은 시간 여행의 요소에 의해 더욱 고조되고, 나영은 신비롭게도 어머니의 시대로 시간을 거슬러 이동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어머니의 삶을 직접 경험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독특한 서사 장치는 이야기에 흥미로운 층을 더할 뿐만 아니라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더욱 심화시킨다. 이 시간 여행의 경험을 통해 나영은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의 깊이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게 된다. 그동안 어머니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예전에는 얼마큼 순수하고 맑았던 사람인지, 사랑 앞에서 얼마나 쑥스러워했던 소녀였는지를 나영은 지켜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나도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 엄마의 지난날을 내가 볼 수 있었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봤다. 마음이 아픈 면도 있겠지만, 어릴 적 순수했던 시절의 어머니의 모습을 마주한다면 너무나 기쁠 것 같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우정을 쌓거나 당시의 고민을 나누기도 하고, 어머니의 꿈을 이야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 영화는 이러한 상상을 하는 나를 발견하게 해 준다. 영화를 통해 다양한 감정을 느끼지만 이 영화는 어머니라는 보편적이지만 항상 심금을 울리는 주제를 통해 사랑을 다시 한번 전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인턴, 젊은 CEO 앞에 나타난 70세 인턴 (0) | 2023.11.08 |
---|---|
영화 아이 엠 샘, 부족한 아빠와 사랑하는 딸 (2) | 2023.11.06 |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잭 스페로우의 탐험 (1) | 2023.11.03 |
영화 나이브스 아웃, 무언가 아쉬운 추리물 (0) | 2023.11.02 |
주성치 영화의 액기스만가득 담겨있는 쿵푸허슬 (0) | 2023.11.01 |